야마자키 켄타|『영화를 찍고 싶은 좀비의 연극』
요약
『영화를 찍고 싶은 좀비의 연극』(작·연출: 오카다 도시키)은 오카다가 도쿄예술극장 무대예술부문 예술감독 취임 후 첫 작품으로 상연되었다. 독일 하노버 주립극장의 레퍼토리로 쓰여 5월 초연된 최신작 『Sliding Away』를 일본판 출연자·스태프와 함께 새롭게 만든 작품이다. 극은 영화를 찍으려는 좀비들의 촬영 현장에서 전개되지만 실제 촬영은 이루어지지 않고, 모인 좀비들은 좀비가 영화를 찍는 것에 관한 의견을 나누기 시작한다. 좀비를 현실 세계의 여러 소수자와 겹쳐 놓으며 ‘인간의 좀비 재현’의 비대칭성과 재현의 권력성을 묻는 이 작품은 퀴어 등 주변화된 존재에 관한 논의로도 읽힐 수 있다. 무대 위 좀비들은 결국 분장을 지우고 자신들이 좀비를 연기하는 인간 배우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관객에게 드러낸다. 극장 안에 실제 좀비는 아무도 없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관객의 신체와 존재를 긍정하는 장으로서의 연극이라는 오카다의 사상이 부각된다. 이 작품은 『지우개산』에서 『거실의 메타모르포시스』로 이어지는 탈인간중심주의 계보에 위치한다. 배우들의 매력 덕분에 정치적 올바름의 연설이 될 수도 있는 주제가 지루하지 않은 공연으로 성립하며, 사회에 질문을 던지는 연극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출처:artscap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