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작 청 와이와 천추린: 몸과 기억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중국 역사
요약
이 글은 두 개의 전시를 방문한 경험담이다. 하나는 홍콩 타이쿤 콘템포러리에서 열린 아이작 청 와이(Isaac Chong Wai)의 개인전 「An Intimate Surrender」(큐레이터: 루이자 호)이고, 다른 하나는 선전 핑산구 미술관에서 천고원 예술공간의 초청으로 열린 천추린(陈秋林)의 개인전 「花園(Heartland)」이다. 두 전시는 경극 고전 「패왕별희(霸王別姬)」를 공통된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
홍콩 출신으로 베를린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아이작 청 와이는 퍼포먼스, 영상, 설치, 사진, 드로잉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작업해 온 작가로, 2024년 제60회 베네치아 비엔날레 「Foreigners Everywhere」에 참가했다. 전시에서는 다수의 퍼포머들이 서로를 만지고, 지탱하며, 반복적으로 움직이면서 친밀함과 동시에 몸들 사이에 내재한 긴장과 권력의 관계를 드러낸다. 작품은 남성 배우가 여성 역할을 수행하는 경극의 「남단(男旦)」 전통을 참조하며, 젠더의 수행성과 퀴어한 몸, 아시아적 남성성의 유동성을問い直고 있다. 천카이거(陈凯歌) 감독의 1993년 영화 「패왕별희」는 어린 시절부터 단역(旦役)으로 훈련받아 무대에서 항시 우희(虞姬)를 연기하는 성적이(程蝶衣)를 그린다. 영화는 청나라의 종말부터 중화민국, 중일전쟁,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문화대혁명이라는 격동의 중국 근현대사를 배경으로, 역할과 자아, 연극과 현실의 경계를 흐리게 한다.
선전의 천추린 「花園」 전시에서는 「패왕별희」의 모티프가 다시 등장한다. 천추린의 작업 역시 몸, 기억, 젠더라는 주제를 통해 중국 역사를 질문하는 실천으로, 아이작 청 와이의 경극에 대한 사유와共鸣한다. 무대예술, 영화, 몸의 퍼포먼스라는 서로 다른 매체를 통해 두 전시는 연행되는 몸과 역사적 현실이 분리될 수 없게 되는 과정을 드러낸다.
(출처:美術手帖)